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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서머 바캉스의 선물

이벤트 스토리|제7화

by Berne 2023. 8. 6.

브래들리 : 해변에서 마시는 술은 별미군. 일일이 설교를 늘어놓는 노인네들도 없고.

브래들리 : 뭐야, 중앙 꼬맹이. 너도 괜찮아 보이는 걸 먹고 있는데. 아이스크림이냐?

리케 : 가게 분이 서비스로 가장 큰 사이즈를 만들어 주셨거든요. 녹기 때문에 서둘러 먹어야 합니다.

브래들리 : 어디, 조금 도와주지. …음, 차가워서 좋은데 이거!

리케 : 아~!

브래들리 : 그렇게 눈 치켜뜨지 말라고. 고작 한 입 가지고.

리케 : 브래들리의 한 입은 전혀 한 입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무도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건가요?

브래들리 : 나 참, 시끄럽네. 그 접시에 있는 과일 줄 테니까 그걸로 없던 일로 해.

 

리케 : 그렇게 해서 넘어가려고…. …와아. 이 과일, 과자처럼 달아요!

브래들리 : 아주 간단하군…. 네 기분 맞추기는 쉽겠어.

리케 : 분명 미틸도 먹으면 깜짝 놀랄 거예요.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날지도 모르겠네요.

리케 : …. 미틸,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리케 : 원래는 바다도 아이스크림도 과일도 같이 즐겼을 텐데.

브래들리 : 딱히 이게 마지막인 건 아니잖아.

리케 : 네?

브래들리 : 마법사의 인생은 길어. 오늘이 아니라도 앞으로 얼마든지 좋아하는 곳에 갈 수 있지.

브래들리 : 그 녀석은 먼 곳으로 가 버리는 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간 거 아니냐. 네 친구가 의리 있는 녀석이라 잘된 거야.

리케 : …그런가요. 네, 맞아요.

리케 : 미틸은 친구를 소중히 아껴 줍니다. 저는 미틸과 친구라 다행이에요.

브래들리 : 그러냐.

리케 : 그렇지. 이 과일을 미틸에게 줄 선물로 해야겠습니다. 아이스크림은 힘들어도 과일이라면 마법소에서 함께 먹을 수 있을 거예요.

미녀들 : 저기, 잘생긴 오빠. 우리랑 같이 수영하지 않을래?

브래들리 : 그러고 보니 바다에는 이런 즐거움도 있었지.

브래들리 : 좋아. 괜찮은 여자의 권유를 마다할 만큼 숙맥은 아니라고.

리케 : 브래들리, 안 됩니다! 그건 타락의 길이에요.

브래들리 : 뭐?

리케 : 당신들. 이 사람에게 불결한 권유를 하는 것은 삼가세요. 그보다 세상을 위해 저와 기도를 올리죠.

미녀들 : 나… 나중에 또 보자.

브래들리 : 어, 잠깐…!

리케 : 신에게 감사하세요. 죄를 하나 면했으니까요.

 

레녹스 : 번화한 이곳 분위기는 옛날부터 변함이 없군요.

피가로 : 정말 그렇지. 여전히 성황이야. 마법사도 인간도 어딘가 수상쩍고 기운찬 자들이 늘 모여 있어.

마법사 : 피가로 님 아니십니까…! 와 계셨군요.

마법사 : 피가로 님, 괜찮으시다면 저희 가게에도 들러 주십시오.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피가로 : 그래, 다음에 갈게.

레녹스 : 아는 분이 많으시군요.

피가로 : 뭐, 아는 사이라고 할까….

피가로 : 이 보르다 섬은 내가 세계 정복에 열을 올리던 시절 마음에 들어서 한때 거점으로 삼은 곳이거든.

피가로 : 나에게 복종의 뜻을 보이기 위해 마법사들이 공물을 들고 모여든 게 서머 바자르의 시작이지.

레녹스 : …그런가요. 바다를 좋아하신다고 하셨죠.

피가로 : 사실은 스산한 바다가 내 기호에 더 맞지만.

피가로 : 그래도 뭐, 한가로운 풍경도 나쁘지 않아. 이렇게 여름휴가라는 걸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생선도 있고 말이야.

레녹스 : 생선 하니까….

레녹스 : 저녁 식사 전에 배를 빌려서 바다낚시를 하려고 합니다만.

피가로 : 좋은데. 나도 갈게. 월척을 낚아서 저녁 메뉴를 호화롭게 해 주지.

레녹스 : 낚을 때 마법은 안 쓰는 겁니다.

피가로 : 어. 실력을 겨루자는 거야?

레녹스 : 그게 더 휴일답고 재미있을 테니까요.

피가로 : 뭐 그렇네. 시간은 많고 천천히 하자.

 

루틸 : 실례합니다. 이거, 좀 봐도 될까요?

가게 주인 : 네, 자유롭게 보세요.

루틸 : 미스라 씨. 이런 건 어떤가요?

미스라 : 좋네요. 백 년 정도 가볍게 저주할 수 있겠는데요.

가게 주인 : 히익! 미스라라니, 그 북쪽의…!? 부, 부디 가져가 주십시오. 돈은 괜찮습니다.

미스라 : 네, 그러죠.

루틸 : 안 돼요, 미스라 씨! 돈을 내야죠.

루틸 : 괜찮아요, 주인아저씨. 제대로 값을 지불할 거예요. 저희는 그렇게 가난하지 않거든요!

 

가게 주인 : 미스라라고!? 그건 드릴 테니….

가게 주인 : 뭐, 뭐든지 가져가 주십시오. 돈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가게 주인 : 죽이지 마세요…! 됐습니다, 돈은 됐으니까요!

 

루틸 : 미스라 씨가 갖고 싶어 하는 건 하나같이 비싸서 지갑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벼워지고 말았네요.

미스라 : 일일이 돈을 내니까 그렇죠. 준다고 하니 받으면 되지 않습니까.

루틸 : 그러면 가게 분이 딱하잖아요. 장사니까 물건에 맞는 대금을 치러야죠.

미스라 : 값을 깎는 건 괜찮습니까?

루틸 : 그건 교섭술이라고 불러요.

루틸 : …아, 미스라 씨, 이거 보세요. 굉장히 예쁜 푸른 병이에요. 미틸에게 줄 선물로 좋아 보여요.

미스라 : 아까 제가 들고 있던 해파리와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요.

루틸 : 정말, 전혀 달라요! 봐요, 근사하지 않나요? 바다 같은 경치가 병 속에 보여서….

가게 여자 : 보르다 해변의 해저 풍경이에요. 병마개를 열고 거꾸로 뒤집으면 바닷물이 끝없이 쏟아져 나온답니다.

루틸 : 와아…! 정말이야. 바닷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네.

루틸 : …하지만 계속 거꾸로 놔두면 바닷물이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요?

미스라 : 괜찮지 않을까요. 바다도 산도 하늘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광활합니다.

루틸 : …후후, 그렇군요. 미틸에게 사 줘야지. 실례합니다, 이거 주세요.

미스라 : 그러면 저는 이걸 주시죠.

루틸 : 뭘 샀나요? …큰 거북이 미라?

루틸 : 와앗, 무서운 얼굴! 그것도 주술에 쓸 건가요?

미스라 : 저는 안 쓸 겁니다. 드리죠.

루틸 : 어? 왜… 얼굴을 이쪽에 대지 마세요!

미스라 : 부적으로 유용한 마도구라고 합니다. 저는 필요 없지만 당신들 형제에게는 필요할 거 아닙니까.

루틸 : 미스라 씨….

루틸 : 감사합니다. 소중히 가져갈게요. 얼굴은… 뒤집어 놓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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