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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꽃피는 숲에 진실한 사랑을

이벤트 스토리|제8화

by Berne 2023. 1. 24.

오웬 : 흐응… 괜찮겠어? 기사님의 눈은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아 있는데?

카인 : 그래, 뭐든지 줄 거야. 아서 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

오웬 : 아하하. 왕자님에게 들려주지 그래? 분명 울면서 기뻐할걸.

아서 : 오웬, 카인!

카인 : …아서!?

시노 : 의외로 멀었군. 현자, 괜찮아?

아키라 : 하아…. 괘, 괜찮아요….

아키라 : (숲이 아니라 산길이었어…. 내 체력을 과신하지 말자…)

아서 : 미안해, 오웬, 카인. 너무 다 맡겨 버렸지. …응? 무슨 일 있었어?

오웬 : 아서. 네가 나에게 치르기로 했던 대가를 카인이 대신 떠맡아 주겠대.

아서 : 뭐? 카인이?

아서가 놀란 목소리를 내자 카인은 각오를 다진 듯한 엄숙한 얼굴로 기사의 예를 갖췄다.

카인 : 나는 기사야. 무슨 일이 있어도 아서 님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당신의 눈을 빼앗기게 두지 않겠어.

아서 : …눈? 내 눈이 어쨌는데?

카인 : 어쨌냐니….

카인 : 일의 대가로 오웬이 한쪽 눈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거 아니야?

아서 : 오웬이 내걸어 온 건 왕도 내에 있는 과자점의 케이크를 사 달라는 조건이야.

아서 : 왕도에는 수없이 많은 과자점이 있어서 상당한 지출이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카인.

카인 : 과, 과자…?

오웬 : 아, 기대된다. 지갑 내용물이 바닥이 날 때까지 사 줘야 해?

카인 : …하아. 나 혼자서 넘겨짚었던 건가. 안심한 만큼 힘이 빠지네.

오웬 : 아주 볼만했어, 기사님의 얼굴. 혈안이 되어선.

카인 : 너, 그러면 다 알면서 나를 놀린 거구나?

오웬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쪽이 착각한 거지.

카인 : ….

카인 : …그 말이 맞아. 내가 혼자서 의심하고 단정을 지었어. 분명 아서를 속인 게 틀림없다고.

카인 : 너는 처음부터 사실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나는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지.

카인 : 미안했어, 오웬. 부디 용서해 줘.

오웬 : ….

카인 : 생각해 보니까 그 설화도 그래. 늑대가 위협한 게 아니야. 약속을 제안하고 도움을 요청한 건 성주잖아.

카인 : 흰 늑대는 약속을 지킨 것뿐이야. 한쪽 눈을 잃으면서까지 비를 내리게 했는데 꼭 악당처럼 취급하고….

아키라 : 카인….

시노 : ….

카인 : 겉모습으로만 판단하고 오인할 뻔했어. 저 울음소리 역시 나는 진정한 의미로 이해하려 들지 않았지.

카인 : 오웬, 부탁할게. 이번에는 제대로 귀를 기울이고 싶어. 흰 늑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려 줘.

오웬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이윽고 그는 늘 하는 짓궂은 말을 늘어놓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오웬 : …아내가 없어진 사실을 슬퍼하고 있어.

오웬 : 일 년에 한 번 있는 결혼기념일도 성대한 축하연도 마리에, 네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그때 나무들 사이로 커튼을 걷어 젖히듯이 한쪽 눈이 없는 늑대가 나타났다. 흰 털이 그 커다란 몸을 뒤덮고 있다.

아키라 : …흰 늑대…!?

아서 : 보통 늑대보다 훨씬 거대해…. 이게 숲의 정령인가…?

카인 : 아서, 아키라! 그대로 내 뒤에서 나오지 마! …잠깐, 시노!?

모습을 드러낸 흰 늑대를 앞에 두고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시노는 조용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시노 : 네가 전설의 흰 늑대인가.

흰 늑대의 앞에 선 시노는 심호흡과 함께 큰 낫을 꺼내 들었다.

아서 : 기다려, 시노…!

시노는 큰 낫을 쥐고 자세를 취한 채 늑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늑대 역시 시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잠시간 영겁과도 같이 느껴지는 정적이 주위를 감쌌다.

둘 사이에 오가는 말은 없다. 하지만 서로만이 알 수 있는 무언가를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노 : ….

이내 시노는 큰 낫을 아래로 내리고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시노 : 나는… 이제 고독과 굶주림밖에 몰랐던 그 시절과는 달라.

카인 : 앗! 뭐야? 갑자기 바람이….

휭 소리를 내며 돌풍이 숲을 스치고 지나갔다. 무심코 가늘게 뜬 눈앞으로 무수한 푸른 잎이 바람을 타고 지나쳐 간다.

푸른 잎은 무언가를 호소하는 것처럼 흰 늑대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서히 사람 형태를 띠어 가더니, 머지않아 푸른 잎은 한 장도 남김없이 한 여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시노 : 이 여자, 아까 그 기억 상실에 걸린…?

아름다운 여자 : 티감…! 걱정 끼쳐서 미안해. 멋대로 숲을 빠져나와 버려서.

아키라 : (…이 사람이 늑대가 찾던 '마리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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