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사적으로 오즈에게 호소했다. 오즈가 말문이 막힌 것처럼 나를 내려다본다.
그의 가슴에 올린 내 손 위로 오즈가 자신의 손을 겹치려 한다.
그때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났다.
아서 : 현자님, 오즈 님! 대체 무슨 일이….
아키라 : 아서, 카인! 여기서부턴 저희 셋이서 갈게요.
카인 : 어? 오즈는?
아키라 : 배가 아프대요!
나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외쳤다.
달려온 세 사람은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순수하게 오즈를 걱정했다.
카인 : 뭐라고!? 괜찮아!?
아서 : 배가요!? 오즈 님, 어디서 좀 쉬시겠어요?
리케 : 배탈이 나다니 간식도 아직 먹지 않았는데, 가엾어라….
내 형편없는 변명에 오즈는 머리를 싸맸다.
오즈 : …바보가 누구보고 바보 같다는 건지….
아키라 : 리케는 오즈 곁에 있어 주세요. 여기서 더 나아가려고 하면 배를 찔러 주세요!
리케 : 아, 알겠습니다.
아키라 : 그러면 가죠!
망령들이 모여들기 전에 출발하고자 나는 아서의 팔을 잡고 유적을 향해 걸어 나갔다.
아서가 내게 끌려가며 오즈를 돌아본다.
아서 : 오즈 님, 몸을 보중해 주세요! 뒷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서 : 저는 오즈 님의 제자니까요!
오즈 : ….
오즈는 눈부시게 미소 짓는 아서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나는 아서와 카인과 함께 오즈가 멸망시켰다는 고대 도시 메사 유적으로 나아갔다.
루틸 : 하아…. 괜찮을까, 중앙의 마법사분들….
미틸 : 리케한테 미움을 산 게 틀림없어….
피가로 : 그렇지 않다니까. 만약 미움을 샀다 해도 미틸에게는 피가로 선생님이 있잖아.
미틸 : …하아….
피가로 : 어라? 내 회심의 한마디, 마음에 와닿지 않은 거야?
레녹스 : 기다리기만 하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군. 루틸, 미틸, 마법진을 준비하자.
레녹스 : 그들이 태고의 신전을 되살릴 거라 믿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거야. 부탁할 수 있을까?
루틸 : 네!
미틸 : 물론이죠!
피가로 : 다들 착하기도 하지. 그럼 유적 주변 상태를 하늘을 날아서 살펴보고 와 줄래?
루틸 : 알겠어요. 가자, 미틸!
미틸 : 네! 피가로 선생님, 다녀올게요!
피가로 : 응. 조심히 다녀와.
레녹스 : 빠르군…. 벌써 날아갔어. 피가로 선생님. 저도 두 사람을 따라가겠습니다. 피가로 선생님은….
피가로 : 여기서 기다릴게. 내가 함께 메사 유적에 다가갔다간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으니까.
레녹스 : ….
피가로 : 이러고 있기만 해도 찌르르하고 느껴져. 중앙의 원시 정령들은 영웅의 기질을 갖췄으니 북쪽 출신 마법사를 싫어하겠지.
피가로 : 악당은 나가라고 말하는 느낌이야. 나도 오즈도 결국 본성은 북쪽의 마법사니까….
레녹스 :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피가로 : 레노….
레녹스 : 기질이 변하면 땅에 적응해서 사랑을 받죠. 선생님이 저 형제를 과보호하는 것은 가정을 아끼는 남쪽의 마법사답다고 생각합니다.
레녹스 : 오즈 님도 분명…. 단결심이나 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났기에 중앙의 땅에 사랑받고 있는 거겠죠.
레녹스 : 분명 잘 될 겁니다.
피가로 : …고마워. 너는 참 좋은 녀석이구나….
레녹스 : 뭐, 피가로 선생님보다야.
피가로 : ….
레녹스 : 이미 하신 말은 못 무릅니다.
나는 아서와 카인과 함께 유적 안을 나아가고 있었다.
오즈가 없어지자 그의 이름을 부르는 어두운 기운들은 사라졌다.
눈부시게 화창한 하늘 아래, 열기를 품은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아키라 : (모두가 의지하고 있던 오즈를 두고 왔어. 아서와 카인이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내가 정신을 차려야 해…)
자세를 갖추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긴장한 것을 알아차렸는지 아서가 돌아보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