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즈…. 어째서….
아키라 : …! 바…, 방금 목소리는…? 오즈 주위에서 어른거리고 있는 건….
오즈 : 메사의 망령들이다.
아키라 : 망령!?
반사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보이지 않는 그림자들에게 에워싸인 채 오즈는 나른하게 눈을 감는다.
오즈 : …그들의 영혼을 없애는 것은 쉬운 일이지. 하지만 정화하지 않고 소멸시키면 영혼은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아.
오즈 : 그들의 영혼을 멸하지 않고 인도하기 위해서는 성스러운 축제의 성공이 필요하다.
아키라 : 그러면…. 성스러운 축제가 치러질 때까지 오즈는 계속 이 상태인 건가요?
오즈 : 그래.
오즈 : 그들의 원성을 듣고 아서는 내 정체를 알게 되겠지.
아서 : 현자님과 오즈 님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신 걸까?
카인 : 주의 사항 같은 게 아닐까? 남쪽의 마법사가 후방 지원으로 빠졌으니 위험한 일이 없도록 말이야.
리케 : 다소의 위험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사명이니까요.
카인 : 나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아까 같은 태도는 좋지 않아. 루틸도 미틸도 결코 겁이 많은 게 아냐.
카인 : 소중한 가족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뿐이지. 친구인 너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미틸은 상처받을 거야.
리케 : 하지만…. 싫었는걸요.
카인 : 뭐가?
리케 : 아까 오즈의 굉장한 마법을 보고 저는 흥분해서 감격했습니다. 대단해! 강하다! 이 힘이 갖고 싶다고요.
아서 : 나도 그 마음은 이해해. 오즈 님, 멋있었지!
카인 : 멋있지! 마법이 강한 건 멋있어.
리케 : 그런데…. 미틸과 루틸은 겁에 질린 눈을 하고 있었어요. 현자님도 아마….
리케 : 저는 미틸도 함께 강한 존재를 동경하길 바랐는데. 함께 모험하고 싶었는데….
카인 : 기질의 차이는 어쩔 수 없어.
카인 : 전에 오웬에게 들은 적이 있어. 강한 존재를 순수하게 동경하는 점은 북쪽의 마법사와 중앙의 마법사가 닮았다고.
카인 : 강한 힘에 관심이 없는 녀석들도 있는가 하면, 강한 힘이 순수하게 무서운 녀석들도 있어. 그뿐이야. 친구가 될 수 없는 건 아냐.
리케 : …그렇군요….
아서 : 카인의 말이 맞아. 거기다 오즈 님은 다정하신 분이니까 같이 있는 동안에 두려움은 사라지게 될 거야.
리케 : 오즈는 세상을 지배한 못된 마법사라고 교단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 그건 어디까지 사실인가요?
아서 : 당연히 전부 잘못된 소문이야.
아서 : 오즈 님은 사람도 국가도 지배하지 않아. 강하고 관록 있는 분이라 오해를 사는 것뿐이지.
아서 : 내가 넘어지면 달려와 주셨고 아플 때는 곁을 지켜 주셨어.
아서 : 리케나 카인에게도 못되게 대하지 않잖아?
리케 : 그렇죠…. 조금 안심했습니다.
카인 : 과묵하고 무서워 보이지만 오즈는 저래도 사교성이 좋으니까. 무엇보다 의지가 돼.
아서 : 그래. 상냥하고 믿음직한 분이지. 오늘도 오즈 님이 있으면 괜찮을 거야.
카인 : 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오즈와 현자님이 돌아왔어.
리케 : 어라…? 뭘까요…. 뭔가 불길한 바람이 에워싸고 있는 것 같은데….
아서 : …오즈 님…?
??? : …오즈….
??? : 오즈…. 나가라….
오즈 : ….
아키라 : 오, 오즈! 정말 괜찮은 건가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망령들을 데리고 가면 아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거예요.
오즈 : …하는 수 없지.
아키라 : 그래도….
아서 : 오즈 님! 현자님!
멀리서 아서의 목소리가 들려와, 나는 놀라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키라 : (하는 수 없다니…. 분명 이 사람이 한 일이니까 그렇겠지만…)
아키라 : (아서는 오즈를 믿고 있어. 아서가 상처받는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 언젠가 알아야 할 일이었다 해도…)
아키라 : (현자의 마법사의 임무를 위해 하는 수 없이 들킬 게 아니라 제대로 오즈의 입으로 전해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망령들에게 둘러싸인 오즈의 옆모습을 올려다보았다.
아키라 : (거기다 영혼을 없애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했어. 그런데도 자신의 정체를 지키기 위해 그들을 없애지 않는 건…)
아키라 : (지금의 오즈가 상냥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설령 예전에는 마왕이었다 해도.)
망설인 끝에 나는 오즈의 정면에 섰다. 그를 말리기 위해 가슴을 손으로 꾹 누른다.
오즈 : …뭐지.
아키라 : 이 앞으로는 더 가지 않아도 돼요. 저희끼리 어떻게든 할게요.
오즈 : 현자….
아키라 : 당신은 여기서 자리를 지켜 주세요.
오즈 : 어리석은 짓을…. 아서도 카인도 리케도 실력은 있지만 아직 미숙한 마법사들이다.
오즈 : 메사의 역사와 저주를 깨뜨리려면 내 힘이 있어야….
아키라 : 바보 같은 건 오즈예요!
오즈 : 뭐라고?
바보라는 말에 오즈가 핏대를 올린다. 나는 다른 말을 고를 여유도 없이 열심히 말을 이었다.
아키라 : 당신이 과거에 한 일도 바보 같고 지금 하려는 일도 바보 같아요! 제대로…. 제대로 생각해 주세요!
아키라 : 당신과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오즈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