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들어 봐, 탈리아. 새로운 인형극이 완성됐어. 너는 분명 기뻐할 거야.
??? : 지난번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어? 고마워. 그럴 줄 알았어.
??? : …거짓말이야.
???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으음, 저기…. 가끔은 그게, 괜찮다면….
??? : 네 이야기가 듣고 싶어.
??? : …거짓말이야. 아무것도 아냐. 못 들은 걸로 해 줘.
??? : 하하…. 졸리구나, 탈리아.
??? : ….
??? : …꿈나라로 가 버렸네….
??? : …네가 그랬지. 부주의한 관심이나 노골적인 호기심은 마음을 상처 입히는 법이라고.
??? : 그래서 가시덤불에 몸을 숨기고 마음을 굳게 닫아서 상처를 주는 것들로부터 지키고 있는 거라고.
??? : 나도 동의했지. 과거나 속내를 서로 떠보는 듯한 말과 눈빛은 아주 싫어한다고.
??? : 나도 너도 함께 어깨를 으쓱였어. 다른 사람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고. 관심도 없고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고.
??? :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야. 하지만 인형극을 보여 주면서 계속 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
??? : 있잖아, 탈리아….
??? : 네 이야기를 알려 줘.
??? : 너에 대해 알고 싶어. 네가 좋아하는 걸 알고 싶어. 가능하다면 너와 마음이 통하고 싶어.
??? :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 : 너는 나를 싫어해서 가시덤불 속으로 숨어 버리겠지?
드러먼드 : 그러면 지시하신 대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서 : 그래, 잘 부탁해.
카인 : 아서! 어디 있어?
아서 : 카인. 여기야, 만져.
카인 : 보인다!
드러먼드 : 카인! 태자 전하를 함부로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냐!
카인 : 아, 미안. 드러먼드.
드러먼드 : 드러먼드 님이다! 하여튼, 그러니까 의식도….
아서 : 그만둬. 지금 말할 필요는 없어.
카인 : …? 무슨 이야기인가요?
드러먼드 : …아무것도 아니다. 너무 아서 님의 속을 썩이지 마라.
드러먼드 :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카인 : 방해해서 미안해.
아서 : 괜찮아. 현자님은?
카인 : 마법소로 돌아갔어. 조금 전까지 같이….
식사를 하던 중이다.
카인 : 식사를 하던 중이었어.
아서 : 현자님과 함께 점심 식사라. 좋겠다. 어디로 갔어?
카인 : 시장 변두리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가게야. 너도 몰래 데려간….
아서 : 아! 그 가게는 전부 다 맛있어. 현자님도 마음에 드셨겠지.
카인 : 아마도. 생글생글 웃으며 먹어서 나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
물건을 사던 중이다.
카인 : 물건을 사던 중이었어.
아서 : 현자님과 함께 물건 사기라. 재미있겠다. 사려던 건 손에 넣었어?
카인 : 특별히 사려던 건 없었어.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노점을 구경했지. 과일을 맛보기도 하고….
아서 : 좋겠다. 즐거워 보여.
카인 : 엄청 즐거웠어! 아키라도 기분 전환이 되지 않았을까?
카인 : 그래서, 식전 준비는 진행되고 있어?
아서 : 응. 드디어 5개국 평화 회의와 세계 방위 대책 회의가 열릴 거야.
카인 : 원래는 5년에 한 번, 각국의 왕실에서 대사를 불러 모아서 거행하는 서명식이지.
아서 : 맞아. 원래는 불가침 조약을 갱신하기 위한 5개국 평화 회의지만, 세계 방위에 대해서….
아서 : <거대한 재앙>에 관해서도 각 나라의 대표들과 논의하기로 했어.
아서 : 위기적인 상황이기에 더욱 국경을 넘어, 인간과 마법사의 경계를 넘어 다 함께 협력해 나가고 싶어.
카인 : 훌륭한 뜻이야. 그런데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고분고분히 서명을 할까.
아서 : 서쪽 국가 말이야?
카인 : 지금까지 국제회의라는 이름을 내건 파티의 주최자는 중앙 국가였어. 그 점에 불만이 있는 것 같기는 해.
카인 : 식전을 개최하는 장소도 마법소의 소재지도 재검토…. 즉 서쪽으로 옮기라는 제의가 있었잖아?
아서 : 정중하게 거절했어. 하지만 서쪽 국가 왕실과의 분쟁은 피하고 싶어.
아서 : 무엇보다 현자님이나 마법소의 마법사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아.
카인 : 아키라도 우리도 전하가 생각하는 것보다 굳건해. 더 의지해 줘.
아서 : 충분히 의지하고 있어. 그 노고에 나는 보답하고 싶어.
아서 : 개회식에서 현자님의 마법사들을 화려하게 소개하고 궁내에 초상화를 전시할 예정이야.
카인 : 얼마 전에 그렸던 그거지? 꼭 영웅이 된 기분이야. 미남으로 완성됐으면 좋겠는데.
아서 : 너는 영웅이야. 그런데….
카인 : 왜 그래? 아까도 의미심장하게 얼버무렸지. 너답지 않다고.
카인 : 아차. 전하답지 않습니다.
아서 : …개회식 의례 중 하나로 각국 군대의 위신을 걸고 대표 기사가 행하는 의식이 있어.
카인 : 아, 나도 알아! 의례용 검을 받아 들고 5개국의 기사들이 칼끝을 겹치는 거야.
카인 : 그거 멋있지. 처음 봤을 때는 17살 무렵이었나. 당시에는 니콜라스가 했어.
아서 : …너를 추천했지만 통하지 않았어.
카인 : 그건…. 별 수 없지. 나는 기사단장 자리에서 쫓겨났고 정식으로는 기사도 아닌걸.
아서 : 전에 동경한다고 했잖아. 다음 기회는 또 5년 후가 될 거야.
카인 : 5년 후를 노릴게. 오히려 안 해도 돼. 더 멋있는 걸 알았으니까.
아서 : 뭔데?
카인 : 너야. 함께 싸울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해.
아서 : 카인…. 네가 내 기사라서 다행이야.
카인 :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전하. 그 무엇보다 나은 최고의 영예야.
여자 : …꺄아아악…!
아서・카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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