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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긍지와 축제의 프렐류드~북쪽&중앙~

이벤트 스토리|제3화

by Berne 2022. 3. 9.

스노우와 화이트의 이야기를 중앙의 마법사들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카인 : 그렇네…. 어떤 삶에나 그렇게 살아가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 거겠지.

카인 : 동조하지는 못해도 그 녀석들을 이해하고 싶어. 이번 일은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는걸.

리케 : …이해하고 싶은가요? 사람을 지배하거나 상처 입히는 마음을? 누구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태도를?

카인은 당혹감을 내비치는 리케에게 다정하게 웃어 보였다. 문을 열고 안뜰로 나아간다.

아침 햇살은 싱그럽게 카인을 비추고 있었다. 카인은 눈부신 것처럼 하늘을 나는 새들을 올려다보았다.

카인 : 맞아. 새가 하늘을 나는 데에도, 물고기가 바다를 헤엄치는 데에도 이유가 있어.

카인 :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는지. 알고 있으면 대화도 통할 거 아냐.

카인 : 나는 둔감하니까….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 니콜라스 일도 그렇고.

니콜라스는 중앙 국가 수도에서 일어난 토비카게리 사건 때 목숨을 잃은, 카인의 지인의 이름이었다.

전 기사단장으로 마법 과학병단의 병단장이 되어 금지된 주술에 손을 대는 바람에 자기를 잃어버린 사람….

우리를 돌아본 카인은 맑은 눈동자를 어렴풋이 흐리면서 쓸쓸한 듯이 웃었다.

카인 : 니콜라스는 마법사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 마법사를 헐뜯기만 했으니까. 그래서 나도 그 녀석을 좋아하지 않았지.

카인 : 하지만 그 녀석은…. 사실은 마법사가 되고 싶었던 거야. 마법사가 되고 싶어서 참사를 거들고 말았지.

카인 : 동경하던 것을 헐뜯는 마음은 아직도 나로선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 알고 있었다면….

카인 : 니콜라스와도 진정한 친구가 되었을 거고, 그 녀석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아 있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리케 : 카인….

아서 : 카인의 말이 맞아…. 미스라도 오웬도 브래들리도 보통 방법으로는 당해 내기 힘든 데가 있지만….

아서 : 존경할 만한 마력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을 살아온 역전의 마법사들이지. 이 기회에 그들과 친구가 되면 좋을 거야.

안뜰로 나온 아서의 말에 카인과 리케도 웃으며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중앙의 마법사와 북쪽의 마법사는 언뜻 보기에 맞서 싸우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은 북쪽의 마법사들에 대해 반발심을 품는 게 아니라, 이해하려고 힘쓰는 것 같았다.

아키라 : (공평하고 우호적인 중앙의 마법사들답네. …어라?)

아키라 : 왜 그래요, 오즈? 뭔가….

오즈 : …어리석은 생각은 버려라.

카인 : …어리석다니? 북쪽의 마법사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게? 너도 원래는 북쪽의 마법사잖아?

오즈 : 그래.

카인 :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오즈 : 너희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치는 듯한 말에 카인 일행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오즈는 천천히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오즈 : 시간이 됐다.

아서 : 미스라 일행을 마법으로 부르려는 건가요? 조금 더 기다리시는 건….

오즈 : 그들이 자신의 의지로 모일 리가 없지.

오즈가 완고하게 잘라 말한다.

하지만 그때 발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돌아본 우리의 눈앞에 세 명의 마법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스라와 오웬과 브래들리. 나머지 북쪽의 마법사들이다.

미스라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스노우 : 오! 진짜로 올 줄이야!

브래들리 : 뭐야, 그 말투는. 네 녀석들이 오라고 한 거잖아.

브래들리가 머리를 대충 긁적이면서 하품을 섞어 가며 말했다.

브래들리 : 잊지 말고 특별 사면으로 달아 놔. 그거 때문에 미스라와 오웬을 설득했으니까. 덕분에 다음번에 내가 한턱내게 생겼다고.

화이트 : 그래, 그러한가! 장하다, 브래들리. 미스라도 오웬도 착하구나!

오웬 : 오늘은 잘 부탁해, 왕자님이랑 기사님. 너는 교주님이었던가?

리케 : 아뇨. 저는 신의 사도입니다.

오웬 : 흐응. 이상해.

아서 : 우리야말로 잘 부탁해.

카인 : 너와는 악연이 있지만 오늘은 잊고 북쪽 축제를 지원할게. 북쪽 국가를 안내해 줘.

오웬 : 좋아. 미스라, 브래들리. 자, 카인과 악수해 줘.

스노우 : 미스라, 오웬, 브래들리여. 그대들도 축제 의상으로 갈아입도록 하거라.

화이트 : 클로에에게 미리 받아 놓은, 우리와 같은 단체 의상이니라. 하나, 둘….

스노우화이트 : 《nos communia》

스노우와 화이트가 주문을 외우자 나머지 북쪽의 마법사들의 의상도 한순간에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브래들리 : 서쪽의 재단사도 매번 고생이군.

오웬 : 흐응, 제법 좋은데.

시간에 맞춰 나타난 북쪽의 마법사들의 우호적인 태도에, 우리는 기쁜 의미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키라 : (오즈가 무서워서 그런 걸지도 몰라. 특별 사면을 원하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북쪽의 마법사들이 먼저 양보해 줬어.)

아키라 : (어쩌면 이번 축제 임무는 북쪽의 마법사들과 사이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어.)

희망찬 상상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문득 강한 시선을 느꼈다.

어느샌가 내 옆에 있던 미스라가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른한 기색을 띤 짙은 녹색 눈동자는 언제 적의를 드러낼지 알 수 없는 사나운 기운이 감돌았다.

미스라를 앞에 둘 때마다 압도되는 듯한 박력과 달콤한 나른함과 위험한 색기를 동시에 느껴서, 나는 살짝 긴장했다.

아키라 : 미스라…. 오늘은 잘 부탁드려요.

미스라 : 네, 뭐.

모호한 대답을 하면서 미스라는 내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아키라 : (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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