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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제1부/제21장|현자의 서에 남기는 이야기

제6화 마법을 겹쳐서

by Berne 2021. 2. 12.

거리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새가 날개를 펼치고 성의 상공을 날아다닌다.

새가 날개를 칠 때마다 피 같은 비린내를 풍기며 미지근한 바람이 불었다.

거대한 새의 부리가 성의 탑을 공격한다.

하지만 스노돔 같은 결계가 부리로부터 성을 지켰다.

아키라 : 굉장해요…!

오즈 : 아니…. 저대로 가다간 한계가 올 거다.

오즈의 말대로 부리가 찌를 때마다 섬광 같은 균열이 생겼다.

사람들이 불안에 찬 목소리로 술렁거린다.

그때….

아서 : 《pernoctant nix zo》!

빗자루에 올라타 하늘을 날던 아서가 마도서를 펼치고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마도서에 빛이 모여 작은 빛의 구슬이 되었다.

몇 개의 구슬이 유성 같은 속도로 거대한 새를 향해 날아간다.

그 구슬과 나란히 달리듯이 아서도 밤하늘을 질주하고 있었다.

빛의 구슬이 명중하자 거대한 새는 격노한 것처럼 섬뜩한 울음소리를 냈다.

눈앞을 날아가는 아서를 날갯짓하며 쫓아간다.

아서 : 그래! 이쪽으로 와!

조마조마하며 아서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는다.

옆에 있는 오즈의 상태를 살폈다.

오즈는 잠들어 있었다.

아키라 : 오…, 오즈….

오즈 : …미안하다.

오즈는 눈을 뜨더니 못마땅한 얼굴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마법을 쓸 수 없을지 시험해 보다가 잠들고 만 것이 분명했다.

오즈 : 현자.

아키라 : 네….

오즈 : 죽어 가던 파우스트를 살릴 때 너는 내게 마력을 주었지. 지금 같은 일을 할 수 없겠나.

아키라 : 오즈에게 마력을요…?

오즈 : 현자는 마법사를 이끄는 존재. 이론상으로는 내게 힘을 부여하는 것도 내 힘을 끌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아키라 : …해 볼게요.

그날과 마찬가지로 나는 오즈의 손에 내 손을 포갰다.

아키라 : 어떤가요…?

한참을 침묵한 뒤 오즈는 고개를 저었다.

오즈 :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는군….

아키라 : 죄송해요….

오즈 : 아니다….

그때 하늘에서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빗자루를 탄 마법사가 하나둘 모여든다.

아서 : …! 너희는…!

샤일록 : 힘을 보태겠습니다.

무르 : 토비카게리다! 커다래!

라스티카 : 내 새장에도 다 들어가지 못할 것 같네.

클로에 : 이, 이런 걸 쓰러뜨릴 수 있을까?

아서 : 다 같이 힘을 합치자! 고마워!

모여든 것은 서쪽의 마법사들이었다.

왕도의 하늘을 날아다니며 거대한 새를 둘러싸는 커다란 마법진처럼 자리를 잡아 간다.

중심에 있는 아서가 크게 외쳤다.

아서 :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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