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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육성

스팟 서브|미스라 16~20

by Berne 2024. 12. 8.

 

「스팟에 얽힌 이야기 (2)」

 

미스라 : 마도구를 수정 해골로 하기 전에는 이 주변에서 주운 뼈를 사용했습니다.

아키라 : 맞다. 미스라는 마도구를 교체한 적이 있었죠. 전에 쓴 마도구도 뼈였나요?

미스라 : 네. 황소 같은 동물의 머리뼈였습니다. 커다란 뿔이 마음에 들어서 간직해 두었던 녀석입니다.

미스라 : 이 주변은 본 적 없는 동물의 뼈나 마나석과는 또 다른 화석이 자주 떨어져 있죠.

미스라 : 그래서 제가 태어나기 전에 크고 강한 희귀 동물이 많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스라 : 그런 걸 주워서 주술에 쓰기도 했습니다.

아키라 : 물가라서 동물이 많은 걸까요. 미스라도 동물을 꽤 좋아하나요?

미스라 : 아뇨, 별로.

미스라 : 그래도 그런 사람이 남쪽에 있죠. 가방에 넣어서 들고 다니거나…. 당신도 본 적 있지 않습니까.

아키라 : 남쪽 사람이라면…, 혹시 레녹스를 말하는 건가요?

아키라 : 미스라도 레녹스가 양을 데리고 다니는 걸 보고 부럽다고 느끼거나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나요…?

미스라 : 아뇨.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아키라 : (그럴 줄 알았어…!)

미스라 : 오웬도 가방에서 개를 꺼내지 않습니까. 그건 물리면 성가시지만 조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아키라 : 개가요?

미스라 : 예를 들어 제가 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안에서 크고 강한 드래곤이 나온다면 멋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북쪽 국가에 대하여」

 

아키라 : 미스라는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북쪽 국가죠. 다른 나라에도 가 본 적이 있나요?

미스라 : 재앙 토벌 때문에 중앙 정도는 매년 갔습니다. 빗자루로 가는 게 귀찮아서 공간 마법을 익혔을 정도입니다.

미스라 : 다른 나라라면 치렛타에게 끌려서 가끔 갔습니다. 관광으로 보면 될까요.

아키라 : 여행 재미있어 보이네요! 그래도 여기서 지냈다는 건 역시 북쪽 국가가 제일 좋은 건가요?

미스라 : 좋아합니다.

미스라 : 이 나라가 제일 생기 있기도 하고요.

아키라 : 생기?

미스라 : 네.

아키라 : 생기요…? 사람도 적은데요?

미스라 : 아, 그렇구나. 현자님은 모르시겠군요.

미스라 : 땅의 생기를 말한 겁니다. 정령이나 촉감에 생기를 느낍니다. 상성이 좋은 거겠죠.

서쪽이나 동쪽은 어떤가요?

아키라 : 서쪽이나 동쪽은 어떤가요?

미스라 : 동쪽은 바슬바슬하죠. 계속 아침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미스라 : 그리고 사람도 정령도 분위기를 못 타네요.

아키라 : 서쪽은 어때요? 분위기라면 굉장히 잘 타는 것 같은데요.

미스라 : 너무 잘 타서 괜한 게 따라오거나 불러도 따라오질 않습니다. 서쪽은 아무튼 짤랑짤랑해서 피곤합니다.

미스라 : 뭐, 어디에 있든 따르게 만들겠지만요.

남쪽이나 중앙은 어떤가요?

아키라 : 남쪽이나 중앙은 어떤가요?

미스라 : 남쪽은 거북합니다. 퍼석퍼석해서. 그런가 하면 후텁지근하고요.

미스라 : 중앙은 의외로 편합니다. 느긋하게 지낼 수 있죠.

아키라 : 북쪽 국가 출신이 보기엔 중앙 같은 풍경이 한가롭다는 느낌이군요.

미스라 : 뭐, 저는 그렇네요.

 

「<거대한 재앙>에 대하여」

 

아키라 : 미스라는 현자의 마법사가 된 후로 꽤 시간이 지났죠. 얼마나 전부터인가요?

미스라 : 네…. 천까지는 안 갈 것 같습니다만, 오백은 지난 것 같네요.

미스라 : 살아 있는 동안의 절반 정도를 현자의 마법사로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렇지 않았던 저는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베테랑이네요.

아키라 : 베테랑이네요.

미스라 : 물론 귀찮지만 임무에 거스르면 쌍둥이나 남쪽 형제의 어머니 마녀가 시끄러워서 말이죠.

미스라 : 처음에는 잘 모른 채로 했습니다. 세상을 지킨다는 걸 알아차린 건 백 년 정도 지난 후였네요.

미스라 : 쌍둥이를 쓰러뜨릴 수 있을 만큼 강해졌을 무렵에 임무를 빼먹으려고 했더니 그제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습니다.

미스라 : 내습하는 <거대한 재앙>을 요격해서 하늘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세상이 멸망한다는 사실을요.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아요.

아키라 :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아요.

미스라 : 북쪽의 마법사는 마력이 강해서 한 번 선택되면 바뀌는 일이 적거든요.

미스라 : 저보다 나중에 임무를 맡은 마법사도 한 손으로 꼽을 정도가 아닐까요. 한 명은 제가 돌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키라 : 네?

미스라 : 무슨 이유로 실랑이할 때 저도 모르게 그만.

미스라 : …어라, 그 표정, 잔소리하려는 표정인가요? 그러면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아키라 : 아, 아니에요…!

아키라 : 미스라치고는 오랜 기간 내던지지 않고 잘 해 주고 있네요.

미스라 : 그야 뭐, 내던졌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세상은 고사하고 저도 끝나 버리니까요.

아키라 : <거대한 재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미스라 : 강하다 약하다로 가늠할 수 없고, 잘 모르겠네요. 뭘까요, 저건.

미스라 : 강한 마법사라면 죽이면 제 힘이 되지만 그런 것도 없고 말이죠….

미스라 : 물체라기보단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라는 인상이 강하네요.

 

「죽은 자의 나라로 옮기는 것은」

 

미스라 : 괜찮습니까, 현자님. 하마터면 물고기 밥이 될 뻔했네요.

아키라 : …코, 콜록콜록…! 구, 구해 줘서 고마워요….

아키라 : 새, 생물인지 뭔지가 호수에서 나와서 갑자기 끌려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아키라 : 이 호수…, 예쁘지만 역시 그런대로 위험한 곳이군요….

미스라 : 촌락의 규모에 비해 나루터지기 일도 빈번하게 있었으니까요. 인간에게는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스라 : 근처 마을에서 누가 죽으면 밤에 호숫가에서 불을 피웁니다. 그게 일의 신호였죠.

미스라 : 저는 대체로 호수 중앙의 섬에서 지냈는데, 멀리 불이 보이고 수면에 불빛이 반사되어 흔들려서 예뻤습니다.

미스라 : 호수가 얼어붙어 있는 계절에는 썰매로 줄을 묶어 끌어서 옮깁니다. 그게 제법 귀찮아서 싫었네요.

아키라 : ….

미스라 : 얼음이 없을 때는 헤엄칠 수 있는데요. 수심이 깊은 데다 일 년 내내 차갑고 물속도 투명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미스라 : 현자님은 수영 잘합니까? …어라. 현자님. 현자님, 듣고 있습니까?

미스라 : ….

미스라 : 《arhtim》

아키라 : …읏, 하아…!! 하아…, 하….

미스라 : 얼어붙었으면 말씀해 주시죠. 그러고 보니 물에 빠졌었죠. 헤엄은 못 치는군요.

아키라 : …버, 번번이 고마워요, 미스라….

미스라 : 아뇨. 당신이 여기서 죽으면 죽은 자의 나라까지 제가 옮기게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스라 :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단 말이죠.

 

「스팟에 있던 마법사」

 

미스라 : 죽은 자를 배에 실어서 매장지로 옮기는 도중에 시신이 돌이 된 적이 있습니다.

아키라 : 돌이요? 마나석을 말하는 건가요?

미스라 : 네. 물가에서 떠맡고 배에 실어 놓았는데 뭔가 기척이 달라진 걸 알아차려서요.

미스라 : 몸을 감싸고 있던 천을 풀었더니 안에 든 게 돌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키라 : 돌이 된다는 건, 그 사람은 마법사였던 게 되는 거네요….

미스라 : 그렇죠.

미스라 : 마법사의 돌을 본 건 그게 처음이었습니다. 그 돌, 그 후에 어떻게 했더라….

미스라 : 먹었는지,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의 이야기였는지. 이제 기억나지 않지만요.

아키라 : …마법사가 돌이 될 때는 죽은 뒤에 점점 변해 가는 건가요?

미스라 : 아뇨. 목숨이 다한 순간에 석화되어 부서집니다.

아키라 : …그러면 그 사람은 어쩌면 배에 실어졌을 때는 아직….

미스라 :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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