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국가에 대하여」
스노우 : 북쪽 국가는 보다시피 자연이 혹독하고 그만큼 신비한 힘도 강하기 때문에 마력이 강한 마법사도 많은 게야.
스노우 : 마법사들은 지내기 좋지만 인간들은 별로 없느니라. 그 점은 쓸쓸하기도 해.
아키라 : 스노우와 화이트도 인간이 없으면 쓸쓸하다고 생각하나요?
스노우 : 그래.
스노우 : 갓 태어난 자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고 기특하고 사랑스럽고 재미있지. 사실은 좀 더 상관하고 싶구나.
아키라 : 그런 느낌으로 저도 대하고 있던 거군요….
스노우 : 쓸쓸함을 느끼고 인간과 친하게 지내려 하면 대부분은 겁을 먹고 무서워하거나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보인단다.
스노우 : 그리 되면 조금 귀찮아져서 말이다.
스노우 : 결국 우리도 아쉬울 때만 찾는 게지.
「<거대한 재앙>에 대하여」
스노우 : 이 얼음의 숲도 기분 탓인지 어수선한 분위기구먼. 재앙이 너무 가까이 다가온 영향일꼬.
아키라 : 재앙이 가까이 다가올 때는 마법사들은 어떻게 느끼나요?
스노우 : 으음. 자주 듣는 질문이지만 무어라 표현하기 어렵구나. 굳이 말하자면….
스노우 : 온다, 온다아!
스노우 : …이런 느낌일꼬.
아키라 : 힘이 넘치는 느낌…, 인 걸까요?
스노우 : 그래. 그게 가장 비슷하구나. 실제로 모두의 마력도 강해지지. 그 틈을 타서 못된 짓을 하는 자도 있었단다.
스노우 : 올해 거대한 재앙은 약간 벅차겠다거나 올해 거대한 재앙은 별것 아니겠다는 등, 달이 다가올 무렵이 되면 서서히 느끼는 자도 있어.
아키라 : 어느 정도는 예측이 된다는 건가요? 그러면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안심….
스노우 : 방심은 금물인 게야, 현자여. 낌새를 느끼는 시기는 제각기 다른 데다 지난번에는 그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스노우 : 태평한 소리를 하고 있을 수는 없느니라. 꾸준히 단련을 거듭하여 대비하는 수밖에 없는 게야.
「스팟의 사람들」
아키라 : 북쪽 국가는 인간이 살기에는 상당히 험난한 곳이네요….
화이트 : 그러한 게야. 기후도 그렇지만 북쪽의 마법사는 복잡한 사정이 있는 자가 많으니까.
화이트 : 이 나라의 몇 안 되는 인간은 고장의 마법사의 세력권에 정착하여 비호를 바라며 살고 있지.
아키라 : 비호요?
화이트 : 우리가 사는 마을에는 다른 마법사도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을 인간들은 잘 알고 있어서 말이다.
화이트 : 그리하여 우리의 땅에서 사는 대신에, 음식 재료나 생활에 쓰는 물품을 들고 오는 게야.
아키라 : 공물이나 상납금 같은 느낌이군요….
화이트 : 옛날에는 마법사를 신처럼 대하는 인간이 많았단다. 북쪽에서는 그 풍습이 짙게 남아 있는 게지.
아키라 : 스노우와 화이트는 마을과 인간을 지켜 주나요?
화이트 : 물론이니라. 오래도록 곁에서 지내면 나름대로 애착이 생기기도 하고.
화이트 : 미스라 같은 버릇없는 자가 땅 자체를 가로채는 것을 막기도 하고, 악천후나 천재지변을 피하게 해 주기도 하는 게야.
화이트 : 우리가 사는 얼음의 거리부터 이 숲을 지나서 요 앞으로 이어지는 산맥까지 우리 쌍둥이의 영역이지.
화이트 : 현자도 북쪽 국가에서 살 때는 우리의 땅에서 살도록 하려무나. 특별하게 대우해 주마.
아키라 : 감사합니다. 그래도…, 추운 데 익숙해지면, 생각해 볼게요….
「스팟에 있던 마법사」
아키라 : 이 주변에는 어떤 마법사가 살고 있을까요?
브래들리 : 얼음의 숲은 쌍둥이의 영역이니까. 여기에 살고 있는 마법사는 뭐, 북쪽에서 살아가기에는 약한 녀석들이지.
브래들리 : 갑자기 출세하는 그런 놈도 있지만 일단 쌍둥이에게 당할 거다. 뭐, 그 녀석들은 그 뒤에도 잘 보살펴 줘.
브래들리 : 옛날에 임종이 임박한 할아범 마법사가 있었는데. 노쇠해서 쌍둥이를 손자라고 믿었어.
아키라 : 손자…. 그 할아버지 쪽이 연상이었던 건가요?
브래들리 : 그럴 리가! 그 녀석들이 몇천 년 살아 있는 줄 아냐? 그 쌍둥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늙은이라고.
브래들리 : 쌍둥이는 할아범한테 동조해서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고 따르며 기쁘게 해 줬지.
브래들리 : 나는 본성을 알고 있잖아? 보고 있자니 무섭더라.
아키라 : 그, 그렇군요…. 브래들리도 그 사람을 만났을 때는 말을 맞춰 주었나요?
브래들리 : 그래. 안 그러면 쌍둥이가 시끄러우니까….
아키라 : 뭐라고 했어요…?
브래들리 : '참 좋은 손자분이시네요'라고….
브래들리 : 어? 야, 이 자식, 웃었지 지금. 죽고 싶냐?
「구멍 속의 조달자」
아키라 : 어라, 이런 눈 속에 구멍이 뚫려 있네. 깊고 깜깜해…. 떨어지면 위험하겠어.
구멍을 들여다보자 불현듯 샤일록이 구멍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샤일록 : 현자님.
아키라 : 우왓!? 깜짝이야…! 어, 어, 어떻게 된 건가요, 샤일록. 숨바꼭질 중인가요…?
샤일록 : 제가? 숨바꼭질을?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아키라 : 구멍에서 나오는 샤일록이 상당히 더 재미있는데요….
샤일록 : 눈 아래에 있는 얼음을 채취하고 있었습니다.
아키라 : 얼음이요? 굳이 구멍까지 파서요…?
샤일록 : 괴짜를 보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지 말아 주세요. 그 눈빛을 보내야 할 인물은 따로 있습니다.
샤일록 : 술에 사용할 얼음입니다. 북쪽 국가나 동쪽 국가의 물은 질이 아주 좋아서요.
아키라 : 그, 그렇군요. 이제야 납득이 됐어요. 항상 상식적이다 보니 조금 괴리가 있어서 혼란스러웠어요.
샤일록 : 후후.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드렸네요. 하지만 조금 더 조달해 두고 싶기 때문에, 이쯤에서 이만.
그렇게 말하고 샤일록은 다시 구멍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아키라 : 역시 괴리가 커….
아키라 : (혹시 좋은 얼음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살짝 들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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