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장소」
오웬 : 현자님, 현자님.
아키라 : 오웬…? 그렇게 떨어진 곳에서 무슨 일이에요?
오웬 : 있잖아, 잠깐 여기까지 와 봐. 현자님.
아키라 : (간사한 목소리야…. 위험한 예감이 들어.)
아키라 : 저기…, 왜 살짝 땅에서 떠 있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오웬 : 안 돼.
오웬 : 됐으니까 와 봐. 그대로 걸어서 이쪽까지.
아키라 : ….
우두커니 서 있어 봤자 결판이 나지 않아서 나는 오웬이 있는 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때….
아키라 : …윽!! …땅이 갈라졌어!?!?!?
오웬 : 에이, 아쉬워. 안 떨어졌네.
아키라 : 위험했어…!? 뭐예요, 이거. 오웬이 마법으로 땅을 가른 건가요?
오웬 : 내가 아니야. 크레바스지. 네 비명을 들은 뒤, 아래로 곤두박질친 너와 이야기해 보고 싶어서.
아키라 : 너무해요….
오웬 : 여기는 이런 게 많거든. 위험하니까 조심하는 게 좋아.
아키라 : 친절해…?
「스노우의 평판」
아키라 : 어라, 브래들리. 어떻게 된 거예요, 그 과일….
브래들리 : 스노우랑 화이트에게 신세를 진 젊은 마법사가 들고 왔더군. 기척으로 쌍둥이가 여기에 왔다는 걸 안 거겠지.
아키라 : 가로채면 안 되죠….
브래들리 : 시끄러. 일러바치면 죽여 버린다.
브래들리 : 마법소에서도 그렇지만 쌍둥이는 젊은 녀석들에게 곧잘 호감을 사지. 그 외형에 속아 넘어가는 바보가 많아.
아키라 : 그래도 저에게는 만났을 때부터 줄곧 친절하고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는 느낌인걸요.
브래들리 : 가면을 쓰고 있는 거야. 잘 돌봐 주는 척하면서 여차하면 진심으로 무섭다는 걸 요즘은 숨기고 있어. 오즈나 피가로도 그래.
브래들리 : 그래선지 젊은 녀석들이 오래되고 강한 마법사를 약간 얕보는 듯한 태도로 대하는 걸 보면 조마조마해.
아키라 : (이러니저러니 해도 후배 걱정을 하고, 브래들리도 남을 잘 돌보는 것 같은데…)
브래들리 : 뭐, 그래도 나쁜 놈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대던 시대에 비하면 다들 꽤 부드러워졌어.
브래들리 : 기가 죽은 건지, 나이 때문인지…. 어쨌든 간에 슬슬 이 몸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군.
아키라 : 그런 말을 하면 또 스노우와 화이트에게 혼날 거예요.
브래들리 : 시끄러. 일러바치면 죽여 버린다.
「스팟의 명물」
미스라 : 어라.
아키라 : 네?
같이 걷고 있던 미스라가 갑자기 근처에 있던 나뭇가지를 꺾어 나에게 내밀었다.
미스라 : 받으시죠.
아키라 : 가, 감사합니다…. 뭔가요? 이건.
미스라 : 얼음 나무의 새싹은 가지에서 떼어 내도 한동안 얼어 있거든요.
아키라 : 그렇군요…?
미스라 : 하?
아키라 : 네?
미스라 : …이상하네요. 전 현자는 좀 더 기뻐했는데요.
아키라 : 전 현자님이요?
미스라 : 항상 저를 무서워하면서 공간의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무조건 잘 팔릴 테니 남쪽 국가로 가져가겠다면서요.
미스라 : 대항해 시대처럼 귀중품을 물물 교환해서 한밑천 잡자고 했던가….
아키라 : 현자님도 참…. 미스라는 협력했어요?
미스라 : 안 하죠. 귀찮습니다.
미스라 : 그 후에 도시락에 넣어 두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먹으면 혀도 위도 언다고 했는데 말이죠.
아키라 : (보랭제로 쓴 걸까…. 편리해 보이니까 나도 받아 놔야지.)
「스팟에서의 발견」
아키라 : 오즈! 여기 있었군요. 뭐 보고 있었나요?
오즈 : 아니….
아키라 : (어라, 저기 나무 그늘에 뭔가 있는 것 같아. 저건… 토끼?)
토끼를 좋아해요?
오즈 : 나는 아니다. 어릴 때 아서가 좋아했어.
토끼가 먹고 싶어요?
오즈 : 미스라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어릴 때 아서가 좋아했어.
오즈 : 자주 토끼를 쫓아가서 위험한 일을 겪었지. 토끼를 보니 생각나게 됐다.
오즈 : 잡는 데 열중하느라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뻔하거나 곰이나 늑대 소굴에 가까이 가거나….
아키라 : 그건 무섭네요…. 아이는 눈을 뗄 수가 없다고들 하죠.
오즈 : 그래. 몇 번이나 주의를 줘도 듣지 않아. 본인도 나쁜 뜻이 있는 건 아니라 주변이 보이지 않게 되는 듯했다.
오즈 : 고심 끝에…, 토끼 자체가 위험한 동물이라고 인식시키면 함부로 접근하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아키라 : 토끼 자체를요…? 좋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했나요?
오즈 : 마법으로 성 주변의 토끼를 무서운 모습으로 바꾸었다. 한 마리도 남김없이.
아키라 : 어, 어떤 느낌의….
오즈 : 《voxnox》
오즈는 아까 보고 있던 토끼에게 마법을 걸어 무섭고 끔찍한 괴물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아키라 : 으악~~~~~~!!!! 괴물!!!! 외계인!!!!
오즈 : 역시 그런가….
오즈 : 지금의 너처럼 아서도 너무 심하게 울며 겁을 내서 금방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오즈 : 결국 철이 들 때까지 토끼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
「즐거운 장소」
피가로 : 오늘 밤은 오로라가 나타날 것 같네.
아키라 : 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건가요!?
피가로 : 현자님, 오로라 본 적 없어?
아키라 : 없어요! 보고 싶어요!
피가로 : 그 정도야? 좋아, 그러면 오늘 밤은 숲에서 묵을까.
피가로 : 《possideo》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투명한 유리 돔 같은 것이 우리의 머리 위를 덮었다.
그리고 침대, 소파, 난로 같은 가구가 차례로 나타나서 돔 안은 호텔의 한 방처럼 되었다.
아키라 : 굉장해요!! 여행 잡지에서 본 그림이야…!!
피가로 : 아하하, 그렇게 기뻐해 주니 마법 솜씨를 뽐낼 맛이 나는걸.
피가로 : 혹한의 밤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서 오로라를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
아키라 : 제가 원래 살던 세계에서도 그런 게 있었어요! 코타츠에서 아이스크림이라든가, 수영장에서 오뎅이라든가.
피가로 : 흐음,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즐거운 일이라는 걸까?
피가로 : 여기서 오로라 같은 건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현자님과 함께라면 특별해질지도 모르겠어.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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