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목소리는 엄격했지만 그것은 아마도 격려나 위로였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키라 : 알겠어요, 오즈. 고마워요.
오즈는 눈살을 찌푸렸다. 고개를 휙 돌리고 아서를 향해 한 것과 같은 말을 입에 담는다.
오즈 : 감사를 받을 이유는 없다.
무서워 보이지만 어쩐지 오즈는 다정한 사람 같았다.
근처에 살던 보스 고양이와 닮았다. 도도하고 사람을 따르지 않지만 어미 고양이나 새끼 고양이에게는 친절했던 굵은 다리를 가진 당당한 고양이.
조용히 지난 일을 떠올리며 웃고 있자 오즈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즈 : 뭐지…?
빈센트 : 현자님, 오즈. 여기 있었나.
아키라 : 당신은 아서의 숙부인….
오즈 : ….
빈센트 : 아까는 니콜라스가 결례를 범했군. 당신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아키라 : 부탁하고 싶은 것…?
빈센트 : 북쪽 방향을 봐 다오. 무너져 내린 탑이 보일 거다.
아키라 : 저건…. 내가 이 세계에 올 때 본 거대한 탑….
빈센트 : 중앙 국가를 상징하는 탑이었지만 오늘 아침 지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아키라 : 지진 같은 게 있었나요?
빈센트 : 국지적인 지진이었다더군. 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저 탑과 인근에 위치한 문만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빈센트 : 원래는 우리 손으로 직접 복구를 하고 싶다만 불길한 일이 일어나기 전의 전조 증상이 아니냐며 민중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어.
빈센트 : 마법의 힘으로 복구할 수 없겠나? 요술 같은 불가사의를 눈앞에서 목격하면 민중도 한시름 놓을 거다.
빈센트 : 아서에게 부탁했지만 복구할 수 없었어. 하지만 전설의 마법사 오즈. 너라면 가능하겠지.
오즈 : ….
오즈는 입을 다문 채였다. 고압적인 빈센트 씨의 말투가 불쾌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탑을 복구해 낸다면 마법사에 대한 인상도 좋아질 터였다.
나는 조심스레 오즈의 얼굴을 살폈다.
아키라 : 오즈…. 저도 부탁드릴게요. 해 주실 수 없을까요?
오즈 : …현자의 부탁이라면.
빈센트 : 고맙군. 그럼 내일 탑 옆까지 안내….
오즈 : 여기면 된다.
귀찮다는 듯이 중얼거린 오즈의 손에는 어느샌가 지팡이가 나타나 있었다.
빈센트 : 여기서…? 지금 바로 복구를 하겠다는 건가…?
오즈 : 마음에 안 드나?
빈센트 : …아니….
어느새 하늘은 검푸른 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거대한 재앙>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문득 나는 생각해 냈다. <거대한 재앙>이 마법사에게 입힌 상처에 관해.
스노우와 화이트는 밤에 그림이 되고, 카인은 직접 닿을 때까지 사람을 볼 수 없다. 샤일록은 갑자기 심장이 타오른다.
오즈와 북쪽의 마법사들도 <거대한 재앙>에 의해 상처를 입은 걸까?
미스라 : 뭐 하고 있습니까?
아키라 : 미스라….
아서 : 오즈 님…. 오즈 님이 중앙 탑을 복구해 주실 건가요?
아키라 : 아서도…. 네, 맞아요.
미스라 : 재미있군요. 잠시 견학 좀 하겠습니다.
오즈 : 입에 음식을 넣고 말하지 마라.
미스라 : 이거 딱딱해서요.
아서 : 미스라. 조개껍데기는 먹지 않고 남겨도 돼. 뱉어 내도록 해.
미스라 : 왜요? 갖고 싶습니까? 갖고 싶어 하면 먹고 싶어지는데요.
아서 : 그래…? 가리비의 껍데기가 이에 나쁘지 않으면 좋겠는데….
미스라 : 점점 비스킷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즈 : 너희들, 조용히 해라.
아서 : 죄, 죄송합니다!
미스라 : 와~와~와~.
오즈에게 꾸중을 듣자 아서는 죄송해서 어쩔 줄을 몰랐고 미스라는 야유를 보냈다.
오즈가 한번 심호흡을 하고 지팡이를 높이 치켜든다.
오즈가 엄숙하게 주문을 외웠다.
오즈 : 《voxno…》
하지만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오즈의 눈꺼풀이 천천히 감기더니….
그대로 내 쪽으로 몸이 기울어졌다.
다음 순간 오즈는 잠들어 있었다.
오즈 : 쿠울….
아키라 : 오, 오즈!?
아서 : 오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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