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 그 얼굴…. 괜찮아, 익숙하니까. 불편했다면 실내로 되돌릴게.
아키라 : 아…. 미안해요. 그러려던 게….
나는 슬퍼하는 얼굴을 보고 당황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에 관한 소문뿐이다.
진짜 오웬을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아키라 : 이야기를 나눠요, 오웬. 저도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오웬 : 어떤 이야기?
아키라 : 음…. 오웬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면 기쁠 거예요.
아키라 : 앞으로 만날 기회도 늘어날 테니 더 친해질 수 있다면….
오웬 : 하하….
오웬은 웃음을 흘렸다.
그의 등 뒤로 석양이 타오르고 있다.
예쁘고 으스스한 보랏빛 구름을 띄운 채.
오웬 : 나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나에 대해 잘 몰라.
아키라 : 네…?
오웬 : 하지만 너에 관한 건 알아. 외톨이 현자님.
카인과 같은 색 눈동자가 웃는다.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사이에 나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
오웬 : 알려 줄까?
아키라 : 뭘….
오웬 : 너에 대해서.
오웬 : 네가 어떻게 여겨지는지.
오웬 : 네가 무엇을 하면 웃음을 사는지.
오웬 : 네가 무엇을 하면 원망을 사는지.
오웬 : 네가 무엇을 하면 칭찬을 받는지.
오웬 : 퍼레이드는 기분 좋았어? 파티는 기분 좋았고? 저런 건 뻔한 속임수야.
오웬 : 네가 만난 마법사도 이 세계 사람들도 너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오웬 : 네가 현자답게 굴면 상대해 주지만 역할을 잊는 순간 비난할 거야.
오웬 : 현자가 아닌 너한테는 아무도 볼일이 없는걸.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아키라 : …그게 무슨….
오웬 : 네가 너를 생각할 때, 너는 무척….
오웬 : 불안해지지는 않아?
오웬 : 마음이 허전해지지 않아?
아키라 : …!
나는 무서워져서 뒷걸음질을 쳤다.
오웬이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온다.
오웬 : 왜 도망치는 거야. 나는 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오웬 : 도망치고 싶어질 만큼 너는 네가 싫은 거야?
오웬 : 진짜 네 모습은 외면하고 싶은 거야?
자홍색 석양이 빛 속에서 일렁이고 있다.
오웬이 색이 다른 눈을 휘며 웃는다.
그가 비틀거리는 내게 손을 뻗었다.
오웬 : 저기…. 네 이야기를 하자.
오웬 : 자, 도망치지 마. 가엾은 나를 버리지 말아 줘.
오웬 : 제발 이끌어 줘. 현자님.
오즈 : …오웬.
오웬 : ….
어느새 발코니에 오즈가 있었다.
오웬이 흥이 깨진 것처럼 입술을 비튼다.
오웬 : 뭐야? 지금 이야기하는 중인데.
오즈 : 현자에게 얼씬거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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