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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고고한 도적의 에튀드~북쪽&서쪽~

이벤트 스토리|제10화

by Berne 2022. 10. 22.

안쪽 방으로 가자 장총을 손에 든 브래들리가 있었다.

브래들리 : 현자인가.

아키라 : 브래들리! …! 저 사람은….

??? : 가까이 오지 마…!

금은보화 더미 위에 올라선 채, 수염을 기른 곰 같은 몸집의 거한이 소리쳤다.

다른 도적들보다 근사한 옷차림으로 온몸에 보석을 두르고 있는 그는 한쪽 팔에 커다란 항아리를 안고 있었다.

짐승의 입 안처럼 송곳니가 그려진 고풍스러운 항아리다.

브래들리가 대담하게 웃는다.

브래들리 : 그 항아리 속에 보물을 빨아들인 뒤 달아났던 모양이군.

아키라 : 저런 작은 항아리에…!?

화이트 : 마법의 신비가 이뤄 낸 것이지. 조심하거라, 현자여. 항아리가 이쪽을 향하면 빨려 들 게다.

아키라 : …윽.

긴장감에 몸이 뻣뻣하게 굳는다. 그런 내 옆에서 브래들리는 웃었다.

브래들리 : 부하 놈들을 미스라와 오웬과 싸우게 하고 네 녀석은 강 건너 불구경이냐! 혼자서 보물을 훔쳐 달아날 셈인 거지.

브래들리 : 그러고도 두목이냐, 부끄러운 줄 모르는 멍청한 자식아!

도적단의 두목 : 시끄러워! 네 녀석들도 빨아들여 주마!

수염을 기른 거한이 이쪽으로 항아리를 향한다.

그보다 브래들리가 방아쇠를 당기는 게 더 빨랐다.

브래들리 : 《adnopotensum》!

도적단의 두목 : 아아…! 마법의 항아리가…!

눈부신 빛을 발한 항아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이상하게 팽창했다.

스노우 : 조심하거라, 현자여…! 항아리에 담아 놓았던 금은보화가 한꺼번에 흘러넘칠 게야…!

아키라 : 어? 네…!?

파도가 부서지는 것처럼 찬란하게 빛나더니 보물들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브래들리 : 이리 와…!

브래들리의 팔에 붙잡힌다. 브래들리는 마법으로 창문을 부수고 단숨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림 속 쌍둥이와 도적단의 두목도 함께.

브래들리 : 위험했네…! 털보를 압사시킬 뻔했어!

브래들리에게 안긴 채 발아래 황야의 폐허를 내려다본다.

쏜살같이 밖으로 뛰쳐나온 도적의 뒤를 이어 창문이나 문에서 기세 좋게 보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도망치는 도적들의 움직임을 마법으로 멈춰 세우면서 미스라와 오웬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웬 : 잠깐. 그쪽이 죽이지 말라고 했잖아.

미스라 : 건배용 술이 깨져 버렸습니다. 정말이지….

브래들리 : 미안, 미안!

화이트 : 모두 무사한 모양이구먼. 미스라, 오웬, 아주 잘하였다!

스노우 : 브래들리도 정말 잘하였어! 다들 착하기도 하지!

아키라 : 수고하셨어요, 여러분!

브래들리 : 아, 그렇지.

 

브래들리가 생각난 것처럼 허공으로 피난시킨 덥수룩한 거한의 주머니를 살핀다. 그러자 고급스러워 보이는 술병이 나왔다.

의기양양하게 밤하늘 위로 치켜들면서 눈 아래의 미스라와 오웬에게 웃어 보인다.

브래들리 : 여기 있다, 형제! 한잔하자고!

미스라와 오웬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무수한 별 같은 금은보화에 둘러싸인 채.

이렇게 해서 첫 북쪽의 마법사의 임무는 끝이 났다.

 

아키라 : 오랜만이네…. 그 후로 북쪽의 마법사들도 조금은 적응했을까…?

커프스단추를 소중히 집어넣고 나는 내 방을 나섰다.

브래들리 : 오, 현자인가.

문을 나서자마자 브래들리와 딱 마주쳤다.

팔에는 술병과 잔이 두 개. 그는 명확히 말하지 않겠지만 누구의 방으로 가는지 지금은 이제 알 수 있다.

차이는 날도 있는 것 같지만 잘되어 가고 있는 모양이다.

아키라 : 안녕하세요, 브래들리. 지금부터 한잔하는 건가요?

브래들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불현듯 씩 웃었다.

내 팔을 힘껏 잡아끈다.

브래들리 : 네 녀석도 같이 마시자고,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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