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 : 사제는 누구야? 마법사?
리케 : 아뇨. 인간이지만 신에게 선택받은 분입니다.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죠.
리케 : 제가 살아갈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네로 : …. …인간들은 이런 어린애까지 이용하려는 건가….
리케 : 네?
네로 : 당신 몇 살이야?
리케 : 16살입니다.
네로 : 나이에 비해 어린 인상이군…. 갇혀서 자란 탓인가….
리케 : 갇혀 있었던 게 아닙니다. 더러운 바깥세상으로부터 지켜주셨던 겁니다. 다들 다정한 분이세요.
네로 : …알았어. 마음껏 먹으면 돼. 아직 많이 있으니까.
리케 : 네, 감사합니다!
미틸 : 리케!
리케 : 미틸….
미틸 : 아…. 현자님, 네로 씨, 안녕하세요. 네로 씨, 아침 정말 맛있었어요!
네로 : 고맙다.
미틸 : 리케, 밥을 다 먹으면 안뜰에 가요. 형님이 공부를 가르쳐 준대요!
리케 : 미틸의 형이라면 루틸 말인가요? 저도 같이 가도 되나요?
미틸 : 물론이죠! 리케하고는 친구가 됐으니까요.
리케 : 친구…. 알겠습니다.
미틸 : 아…. 현자님과 네로 씨도 같이 어떠신가요?
네로 : 나는 됐어. 공부 열심히 하고 와.
아키라 : 저는 나중에 잠시 살펴보러 들를게요.
미틸 : 알겠습니다. 그럼 또 봬요!
리케 : 네!
리케와 미틸은 사이좋게 마주 웃었다.
아직 앳된 모습이 남은 두 사람의 교류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따스해졌다.
루틸 : 그럼 미틸, 리케. 두 사람에게 새로운 말을 가르쳐 줄게.
미틸・리케 : 네!
루틸 : 리케는 얼마나 글자를 쓸 수 있니?
리케 : 글자….
미틸 : 읽고 쓰기를 해 본 적이 없나요?
리케 : 제가 할 일은 아니었거든요…. 다들 글자를 쓸 줄 아시나요?
미틸 : 저는 형님한테 배웠어요!
리케 : …. 그렇구나….
루틸 : 그럼 리케의 이름을 쓰는 법부터 배워 보자.
루틸 : 리케라는 이름, 무척 예뻐서 나는 정말 좋아해. 리케는?
리케 : 아…. 저도 좋아해요….
루틸 : 다행이다. Riquet. 이게 리케 이름의 철자야.
리케 : 리… 케….
루틸 : 정말 잘 썼어! 다음은 미틸이 자기 이름을 써 보렴. 리케가 읽기 쉽도록 정갈하게.
미틸 : 알겠습니다! 리케, 잘 봐 주세요. Mitile…. 이게 제 이름이에요.
리케 : 미… 티… ㄹ…. 미틸이군요. 외웠습니다! 저도 써 볼게요!
루틸 : 둘 다 정말 잘하네. 사람도 마법사도 말을 사용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잖아?
루틸 : 그러니까 말은 아주 중요해. 말은 마음을 드러내는 수단이지만 마음을 끌어당기기도 하니까.
루틸 : 다정한 말을 사용하면 다정한 사람이. 험한 말을 쓰면 험한 사람이. 사용하는 말에 따라 마음도 물들어 가지.
루틸 : 그런 말을 듣는 쪽도 마음이 물들어 가. 험하거나 모진 말만 들으면 마음이 비참하게 움츠러들고 말아.
루틸 : 그러니까 말은 마법과 같아. 자신과 다른 누군가를 축복할 수도 저주할 수도 있어.
리케 :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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