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에 : 아~, 즐거웠지!
무르 : 즐거웠어!
클로에 : 학교 수업 같았지! 학교에 다닌 적은 없지만. 무르는 학자니까 학교 다녔어?
무르 : 학교는 세웠어! 그런데 금방 폐교됐어!
클로에 : 어, 어째서? …그래도 좋겠다, 학교….
무르 : 어! 현자님이다!
클로에 : 정말이네…. 우와, 서류를 한가득 안고 있어….
아키라 : 클로에, 무르! …이크….
클로에 : 아! 내가 서류를 들게. 이 많은 양은 다 어떻게 된 거야?
아키라 : 마법소에 도착한 의뢰예요. 전 세계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라….
아키라 : 하지만 보고서 글자를 읽을 수 없어서 콕 로빈 씨에게 상담해 보려고요…. 클로에는 마법소 생활에 익숙해졌나요?
클로에 : 응! 오늘은 남쪽 국가의 훈련에 같이 참가했어!
아키라 :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네로가 걱정했거든요.
아키라 : 아침에 도와주러 왔는데 거절해 버려서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아닌지 상태를 봐 달라고 했어요.
클로에 : 네로…. 정말 착하구나….
아키라 : 다들 착하시죠. 서투른 부분도 있지만 각자 배려하며 생활하고 있고.
클로에 : 현자님은? 현자님은 힘든 점 없어?
아키라 : 괜찮아요! 깜짝 놀라는 일은 많이 있지만 다들 도와주시니까요.
클로에 : 다행이다.
아키라 : 클로에와 무르는 어떤가요?
무르 : 클로에는 학교를 하고 싶대.
아키라 : 학교?
클로에 : 아…. 서쪽 국가의 마법사끼리도 훈련이나 수업을 해 보고 싶어서.
아키라 : 좋네요! 샤일록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지금이라면 분명 바에서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아키라 : 서류를 놓고 나면 살피러 가 봐요!
서류를 방에 놓은 뒤, 클로에와 무르와 함께 마법소에 있는 바로 향했다.
클로에는 조금 긴장하면서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이 밝은 제비꽃색 눈동자를 빛내고 있었다.
클로에는 신학기를 맞이한 학생 같았다. 불안도 있지만 즐거운 나날을 꿈꾸고 있다.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안절부절못하면서, 멋진 일이나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나기를 고대하며 두근거리고 있기도 하다.
나는 클로에의 희망을 이뤄 주고 싶었다.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거리에서, 나도 같은 소원을 품고 있었으니까.
무르 : 여기야! 들어갈게!
클로에 : 잠깐만! 뭐라고 부탁할지 생각한 뒤에….
무르 : 샤일록~.
클로에 : 으아아…!
바에는 두 명의 마법사가 있었다. 카운터 너머에 있는 샤일록과 카운터 자리에 앉아 있는 라스티카다.
두 사람은 우리를 돌아보고 동시에 미소 지었다.
라스티카 : 안녕, 클로에, 무르. 현자님도 안녕하세요.
아키라 : 안녕하세요. 와아, 맛있어 보이는 홍차네요.
라스티카 앞에 놓인 컵에 세심한 손놀림으로 샤일록이 홍차를 따른다. 그는 농담조로 웃었다.
샤일록 : 지금은 카페입니다. 이분에게 모닝 티를 타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요. 안 들어드릴 수가 없게 만드는 분이시죠.
라스티카 : 내게 너무나 딱 맞는 찻잎을 골라 주기에 한순간 내 신부인 건 아닌지 착각했어. 찻주전자에 갇혀 버렸지만.
클로에 : 또 말썽을 피운 거야, 라스티카…? 미안해, 샤일록.
샤일록 :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체험이었습니다. 새장 속의 새는 제 성미에 맞지 않았지만요. 클로에, 라스티카를 찾으러 온 건가요?
클로에 : 아니. 저기…. 샤일록에게 부탁이 있어서 왔어.
클로에가 등을 곧게 펴고 진지하게 전한다. 샤일록은 부드럽게 웃었다.
샤일록 : 호오, 오늘은 부탁을 자주 받네요. 모닝 티를 내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면 들어드리겠습니다.
클로에 : 어, 어려운 일이라면 들어주는 거야?
샤일록 : 저는 요청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해서요. 귀여운 재단사 마법사의 요청이라면 더더욱.
샤일록 : 자, 말씀하시죠.
클로에 : 나…. 마법 훈련을 하고 싶어. 샤일록은 선생님 역할이라고 했으니까 마법을 가르쳐 주었으면 해서….
샤일록 : 아, 저는 또 뭐라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클로에 : 으음, 학교처럼 배우고 싶어. 남쪽 국가에서는 피가로 씨가 수업을 하듯이 모두에게 가르쳤거든….
클로에가 머뭇거리며 전하자 샤일록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샤일록 : 어떤 역할에 몰입해서 유사 체험을 하며 즐기고 싶다는 뜻인가요? 귀부인과 하인의 밀회 같은.
클로에 : …귀부인과 하인의 밀회…?
라스티카 : 비극적인 소재네.
무르 : 샤일록, 그거 클로에한테는 아직 이른 거 아니야?
샤일록 : 아. 선생과 학생이죠. 선생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요. 저는 학교를 다닌 적이 없어서요.
무르 : 내가 학교를 운영했을 때도 학생은 할아버지밖에 없었어!
라스티카 : 가정교사는 어떨까? 가정교사를 하는 부인은 만난 적이 있어.
샤일록 : 가정교사라면 가능할 것 같네요. 그러면 클로에는 귀족 자제 역할로 괜찮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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