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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기적과 축제의 프렐류드~동쪽&북쪽~

이벤트 스토리|제5화

by Berne 2021. 12. 26.

우리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날이 저무는 것을 기다렸다.

네로가 전해 준 정보는 섬뜩하고 무서운 이야기였다.

네로 : 마을 연못으로 가는 비탈길에 저게 몇 개나 꽂혀 있었어.

아키라 : 저거라뇨?

네로 : 마법사의 빗자루야. 마치 묘비처럼 흔들리고 있었지. 부서진 빗자루도 피범벅이 된 빗자루도 녹슨 빗자루도.

어두운 밤에 습한 바람이 불었다. 그렇다면 빗자루의 수만큼 마법사가 찾아왔고 어떠한 이유로 버렸다는 말이 된다.

아키라 : (살해당해서…? 하지만 인간이 마법사를 어떻게?)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봐도 무거운 구름에 가려진 달빛밖에 보이지 않는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듯한 어둠이 무서웠다.

<거대한 재앙>의 빛이 그리웠다.

아키라 : (달을 그리워하다니 무르 같아. 아니지…. 무르는 달을 좋아하는 마음뿐이야. 겁내거나 싫어하지는 않아.)

아키라 : (아까 그 아이…. 자샤도 그랬어. 히스클리프에게 동경을 품어도 마법사라는 말을 듣고 금방 정신을 차린 얼굴을 했지.)

아키라 : (탐내다가 겁내기도 하고, 우리는 제멋대로구나…. 전에 파우스트가 말했던 것 같은데…)

파우스트 : 냄새와 소리에 익숙해져서 감각이 돌아왔군. 교회에서 강한 마력이 느껴진다. 마법사의 기운은 아닌 것 같다만….

히스클리프 : 신비한 생명체인가요?

파우스트 : 아니…. 살아 있는 느낌이 아닌데…. 우선 상태를 보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라.

시노 : 나도 가지.

네로 : 내가 갈게. 시노와 히스는 여기서 현자 씨를 지키고 있어. 마을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취를 감추고.

시노 : 기다려. 마물 퇴치라면 내 전문이야.

파우스트 : 너희는 대기해. 어떤 게 숨어 있는지 몰라.

시노 : 그렇다면 더욱 많이 가는 게 좋아. 따라가겠어.

파우스트 : 내 말을 못 듣겠다는 건가.

시노 : 내 말을 듣지 않는 건 당신이야. 내가 있는 게 좋아. 도움이 될 거라고.

파우스트 : 알았다. 지금 당장 마법소로 돌아가.

엄격한 파우스트의 목소리에 시노는 침묵했다. 어둠 속에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시노의 상심과 답답한 심정이 전해졌다.

파우스트는 조용히 시노를 타일렀다.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우울함에 더해 위엄과 진지함이 감돌았다.

파우스트 : 너는 영웅이 될 수 있는 남자야. 하지만 공을 세우는 데 조급해 용기를 낭비하면 목숨을 잃을 거다. 그런 자들을 몇 명이나 봐 왔어.

파우스트 : 네 능력과 미래를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네 힘이 필요할 때는 내가 명령하겠다. 다시 한번 묻지. 내 말을 들을 수 있겠나?

시노 : …알았어.

파우스트 : 좋아.

파우스트는 숨을 내쉬고 시노의 머리에 아무렇게나 툭 손을 올렸다.

파우스트 : 히스, 시노와 현자를 부탁한다.

히스클리프 : 아…,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떠나려는 순간, 네로가 쓴웃음을 지었다.

네로 : 언뜻 본 것 같아. 혁명군의 지도자였다던 옛날의….

파우스트 : 사람을 잘못 봤다. 가지.

어둠에 녹아내리듯 두 사람은 사라져 갔다.

아키라 : 두 분 다 괜찮을까요….

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선생님과 네로라면…. …시노. 너도 주눅 들지 마.

시노 : 주눅 들지 않았어.

시노는 등을 젖히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시노 : 처음 들었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네로 : 당신도 보호가 과하구나.

파우스트 : 너에게 들을 정도는 아니야.

파우스트 : …저기가 교회군. 아까는 말하지 않았지만 교회에 있는 것은 아마도….

네로 : …! 마을 녀석들이야….

마을 사람 : …마법사들은? 벌써 마을에서 떠난 건가?

마을 사람 : 아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몰라. 그 녀석들을 붙잡아서 마을의 사명을 다해야 해….

마을 사람 :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파우스트 :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상을 지킨다고…?

파우스트 : 너희는 대체 무슨 소리를…. 으읍…!

네로 : 쉿. 나한테 맡겨. 잘 맞춰 달라고.

파우스트 : 잘 맞추라니….

네로 : ー안녕! 저 마을 사람이야?

마을 사람 : …!

네로 : 들고 온 식재료를 떨어뜨려서…. 저녁밥을 거절해 놓고 미안하지만 물만이라도 나눠 주지 않겠어?

마을 사람 : 무…, 물론입니다. 마침 물통이 있습니다. 이걸 드시죠….

파우스트 : …! 이런 건 마실 수 없어. 이 물에는….

네로 : 고맙게 받지!

파우스트 : 네로!

네로 : …아, 맛있다! 목이 바짝 말랐거든, 잘 마셨어! 당신도 마시라고, 파우스트.

파우스트 : …. …그러지.

마을 사람 : ….

네로 : …윽…! 뭐야…!? 모, 몸이…, 갑자기 마비돼서….

네로 : 으, 못 움직이겠…. ….

파우스트 : 네로…!

마을 사람 : ….

파우스트 : …잠깐, 장난치지 마. 잘 맞춰 달라고? 절대로 안 해. 나는 그런 걸 해 본 적이 없다고.

파우스트 : 일어나. 이봐, 네로!

네로 : ….

마을 사람 : ….

파우스트 : ….

파우스트 : 으…. 으으, 몸이….

파우스트 : ….

마을 사람 : …. 다행이다…. 독 기운이 돈 모양이군. 상당히 효과가 늦게 나타났지만….

마을 사람 : 나머지 두 사람을 놓친 건 아쉽지만 그들을 짐수레에 태워서 성지로 옮겨 놓자….

마을 사람 :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우리의 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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