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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정의와 축제의 프렐류드~중앙&남쪽~

이벤트 스토리|제13화

by Berne 2021. 11. 21.

별과 달빛밖에 없는 고독한 신전이다. 그런데 들어 본 적 없는 음색이 들려온다.

성스러운 축제의 음색이다.

중앙의 마법사들이 드높이 주문을 외우자 그들의 몸이 희미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아서 : 《pernoctant nix zo》!

카인 : 《gladius procella》!

리케 : 《sunretea edif》!

오즈 : 《voxnox》

어느샌가 나타난 남쪽의 마법사들도 중앙의 마법사들을 지원하듯 주문을 외운다.

 

루틸 : 《allitnic setomaoge》

레녹스 : 《forcetao meyuva》

미틸 : 《allitnic sealsispilce》

피가로 : 《possideo》

그러자 별들의 빛보다 눈부시게 태고의 신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빛기둥이 신전의 중앙에 우뚝 솟는다.

마법사들을 에워싼 희미한 빛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유성처럼 커다란 기둥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부신 광채에 시야가 새하얗게 흐려져 간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유적의 지붕 위로 돌아와 있었다….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던 모래가 바람에 바스스 흘러간다.

평온한 기운으로 가득 찬 작은 빛들이 반딧불이처럼 하늘 저편을 향해 일렁이며 날아갔다.

희미하게 판금 음색을 울리면서….

아키라 : (메사에 오기 전에 본 음유시인 여행자는 메사를 버린 그 음유시인의 영혼이었을 수도 있겠어…)

아키라 : (그 사람의 노래만이 잊힌 메사를 재해가 일어나 멸망한 환상의 도시로 전해 내려가고 있었는지도 몰라…)

아키라 : (이 도시가 멸망한 진짜 이유를 오즈는 언젠가 아서에게 이야기할까…)

오즈는 아무 말 없이 비틀거리는 아서를 부축하고 있었다.

아서는 신뢰가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오즈를 올려다보았다.

아서 :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님.

카인 : 그나저나 아서는 너무 무모해. …윽, 아야야…!

루틸 : 카인 씨도 똑같아요. 어떻게 되는 건 아닐지 조마조마했어요….

미틸 : 저도 그랬어요…. 중앙의 마법사분들은 다들 결단력이 있어서….

리케 : 그래도 미틸 역시 구하러 와 주었죠. 둘의 추억이 늘었네요!

미틸 : 기, 기쁘지만 더 안전한 추억을 만들도록 해요.

아키라 : 저도 십년감수했어요…. 중앙의 마법사는 저돌적이고 목숨 아까운 줄을 몰라요….

아키라 : 하지만 그렇기에 불가능하다 생각되는 일도 완수해 낼 수 있었던 거겠죠.

아서 : 현자님….

아키라 : 덕분에 중앙의 신전을 되살릴 수 있었어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아서 : 현자님의 도움이 되었다면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목숨을 걸고….

아키라 : 모, 목숨을 거는 건 이제 됐어요. 당분간 안정을 취해 주세요.

피가로 : 자, 해가 지기 전에 오즈의 마법으로 마법소로 돌아가자. 부상자는 바로 선생님의 진료소로 와.

레녹스 : 도와주지.

카인 : 미안, 고마워.

그때 멀리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 : 이봐~, 기다려 줘…!

황야 너머에서 누군가가 손을 흔들고 있다. 판금을 품에 안은 음유시인풍의 여행자로, 햇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에 갈색 머리를 한 청년이었다.

청년은 우리 곁으로 달려오더니 안도한 것처럼 미소를 띠었다.

음유시인 : 다행이다, 사람을 만나서. 나는 여행하는 음유시인인데, 아무래도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이런 유적은 처음 봤어.

아키라 : (그건 그렇겠지…. 아까까지 없었으니까…)

음유시인 : 중앙 도시로 가고 싶은데 중간까지 같이 데려가 줄 수 없을까? 왜, 이 주변은 이상한 소문이 돌잖아.

음유시인 : 여행자가 행방불명이 된다는….

아서 : 그거라면 이제 괜찮아. 여행자를 덮치던 마물이라면 우리가 퇴치했어.

음유시인 : 마물…? 당신들은…?

아서 : 현자님의 마법사야. 이쪽이 현자님. 나는 중앙 국가의 왕자 아서고.

음유시인 : 네…!?

음유시인 청년은 깜짝 놀란 얼굴로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황송해하면서도 넉살 좋은 미소를 짓는다.

음유시인 : 현자님에 중앙 국가의 왕자님이라니. 이거 길을 잃은 덕분에 좋은 여행 선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바로 새로운 노래를 지어야겠어요.

미틸 : 저기, 돌아가면서 음유시인 씨의 노래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음유시인 : 물론, 그 정도는 쉽지요. 여러분이 마물을 퇴치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천년을 넘어서도 전해 내려갈 노래를 만들겠습니다.

음유시인 : 현자님, 마법사 여러분. 여행자들의 안전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말을 듣고, 나는 오즈와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새로운 세상과 모험을 꿈꾸고 이 땅을 여행하는 음유시인의 도움이 된 것이 몹시 기뻤다.

아키라 : 아니에요. 저희야말로 길을 잃을 정도로 이곳 지형을 바꿔 버려서 죄송해요. 이 유적은 오즈가 파낸 건데….

음유시인 : 오즈!? 오즈라면 그 오즈 말입니까!? 오즈는 어떤 마법사인가요?

오즈 : 네 눈앞에 있다. 중앙 도시로 가기 전에 마법소로 돌아가지. 부상자가 있으니까.

음유시인 : 네!? 아, 알겠습니다.

오즈 : 《voxnox》

 

이렇게 해서 중앙의 태고의 신전은 되살아나, 무사히 성스러운 축제를 치를 수 있었다.

되살릴 필요가 있는 태고의 신전은 앞으로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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