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인상 (5)」
피가로 : 이게 오즈의 손톱자국이구나. 아하하, 기세 한번 좋게 갈라져 있네.
아키라 : (뭔가 태평한 감상이네…)
아키라 : 피가로는 오즈와 옛날에 친하게 지냈죠. 역시 오래 알고 지내면 익숙해져서 이런 걸 봐도 놀라지 않나요?
피가로 : 아니, 아니. 놀라지, 놀라. 이런 건 소름이 끼친다고.
피가로 : 내가 맞은 게 아니라 다행이야~ 라고 진심으로 생각해.
아키라 : 그런가요…? 그런 것치고는 가끔 오즈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은데요….
아키라 : 피가로는 오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피가로 :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어렵네. 동문이기도 하고 굳이 말하자면 동생 같은 존재일까?
피가로 : 처음 만났을 때는 퉁명스럽고 마력이 강해서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피가로 : 이래저래 이렇게까지 오래 알고 지내니 역시 대하는 데는 익숙해졌고, 저쪽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느끼고 있는 듯하니까.
아키라 : 확실히 피가로에게 핀잔을 들으면 오즈도 멋쩍어할 때가 있죠. 인정하고 있는 건가 싶은 느낌이 들어요.
피가로 : 후후. 그렇지?
피가로 : 자각이 없으니까 말해도 모르겠지만, 그 녀석은 나나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이나 아서를 약간은 좋아해.
피가로 : 그걸 잘 파고들어서 고삐를 잡으면 세상은 대부분 내 뜻대로 돼.
피가로 : 그런 점은 역시 조금 기분이 좋단 말이지.
「스팟에 얽힌 이야기 (1)」
아키라 : 오즈의 손톱자국은 전 세계에 있다고 했죠.
아키라 : 카인도 어딘가 다른 데에 있는 오즈의 마법 흔적을 본 적이 있나요?
카인 : 그래. 태어난 고향 근처에 오즈가 떨어뜨렸다고 알려진 집만 한 크기의 커다란 바위가 있었어.
카인 : 인간과 마법사가 협력해서 몇 번이나 치우려고 시도해 봤는데 소용이 없었다나 봐.
아키라 : 마법으로도 먹히지 않는다니 신빙성이 있네요…. 진짜일까요?
카인 : 글쎄. 오즈에게 직접 물어봐도 되지만 기억이 안 난다고 할 것 같아.
카인 : 바위에는 여전히 마력이 남아 있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옆에 서 있으면 어깨 결림에 좋다는 소문이 있거든.
카인 :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자주 모여들었어.
아키라 : 어디서나 명물로 여겨지고 있군요…. 그러면 오즈가 생각해 내더라도 바위를 치우지 않는 게 좋을까요?
카인 : 그렇겠지. 바위 주변은 그 지역 사람들의 휴식처가 됐고, 큰 바위 모양을 본뜬 구운 과자까지 팔고 있으니까.
카인 : 대체로 무서운 괴물이라 불리는 오즈가 일부에서는 훈훈하게 전해 내려오고 있어.
카인 : 어릴 때는 그게 의아했는데….
카인 : 무섭기만 한 게 아닌 오즈 본인을 알게 된 지금은 어쩐지 오즈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됐어.
「스팟에 얽힌 이야기 (2)」
아키라 : 기왕 온 김에 이 장소를 만끽하고 돌아가고 싶네요!
아키라 : 오즈의 손톱자국만의 즐기는 법이 있을까요?
피가로 : 현자님이 무엇을 즐겁다고 느끼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여행을 떠날 때는 뭘 기대하는 편이야?
그 지역의 밥
아키라 : 각 지역의 밥을 맛보는 게 기대돼요!
피가로 : 좋은데. 분명 이 주변에는 오텀넛이라고 하는 고구마와 밤과 호박 맛이 나는 나무 열매가 있어.
피가로 : 그 열매를 빵 반죽에 넣고 굽거나 수프에 듬뿍 넣어서 먹으면 맛있지.
피가로 : 찾아서 먹어 볼까? 들고 가서 네로에게 요리를 부탁해도 좋고.
그 지역의 경치
아키라 : 각 지역의 경치를 보는 게 기대돼요! 지금 보고 있는 경치를 그대로 남길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피가로 : 환영이라도 괜찮다면 내 마법으로 종이에든 천에든 투영해 놓을 수 있어.
아키라 : 정말인가요!? 꼭 부탁드려요!
피가로 : 좋아. 그러면 조금 더 해가 기우는 걸 기다릴까.
피가로 : 이 주변의 지층에 섞여 있는 광석은 석양을 받으면 반짝이거든. 단층의 녹음이 일렬로 빛나지 않을까?
그 지역의 체험
아키라 : 각 지역의 체험을 하는 게 기대돼요! 뭔가 이 장소에서 해냈다고 생각되면 최고일 텐데요….
피가로 : 그렇게 말해도 이 주변은 땅의 균열밖에 없으니까….
피가로 : 뛰어들어 볼래?
아키라 : 네?
피가로 : 골에서 균열로 뛰어들어 보는 건 어때? 이세계에는 골짜기 밑으로 뛰어내리는 놀이가 있다고 전에 그러지 않았나?
아키라 : 과, 관둘게요….
아키라 : 피가로…. 왠지 이 주변 지역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네요?
피가로 : 오즈의 말썽에 어울리며 나도 이 부근까지 온 적이 있어서. 옛날 일이지만.
피가로 :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갈 때는 내가 그 지역에 관해서 조사해 주곤 했어. 바지런하지?
「중앙 국가에 대하여」
아키라 : 중앙 국가의 성 쪽은 번화한데 교외로 오니 이런 곳도 있군요.
오즈 : 그렇군. 나도 중앙 국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만….
아키라 : 어. 그렇게 오래 살았고 중앙 국가의 마법사로서 소환되었는데도 말인가요?
오즈 : …알 필요가 없었다. 아서와 함께 배운 거라면 답할 수는 있어. 무엇이 알고 싶지?
중앙 국가의 역사
오즈 : 인간들의 정권은 교체되기 쉽다. 대륙의 중심은 오래도록 전쟁을 거듭했고, 지금의 그랑벨 왕조가 들어선 것은 400년 정도 전이야.
오즈 : 파우스트와 그 친구…, 아서의 선조가 세웠다고 해.
아키라 : 파우스트 본인은 언제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던데, 사실은 어떤가요?
오즈 : 글쎄. 나처럼 하지도 않은 일이 전해 내려오는 경우도 있어. 본인에게 물어보도록 해라.
오즈 : 북쪽 국가에서 오랫동안 나가지 않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파우스트는 고생한 모양이야.
오즈 : 내가 한 짓으로 세상은 혼미에 빠졌다. 어느 정도는 나를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중앙 국가 사람들
오즈 : 대륙의 중심에 위치하여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인간이 오가는 나라다.
오즈 : 그로 인해 중앙에 사는 사람들은 마법사나 다른 나라의 인간을 받아들이고 마찰이 적게 생활하려고 하지.
오즈 : 세상 어디를 가든 지나는 길이 되니까 하는 수 없어. 유연한 성질을 가질 필요가 있었을 거다.
아키라 : 확실히 중앙 분들은 다들 소탈하죠. 하지만 자기 의사가 확실히 있는 느낌이에요.
오즈 : 유연하게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다른 나라에 침식되고 만다.
오즈 : 자국의 동료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높은 의사소통 능력과 통솔력을 몸에 익혔어. 그런 기질을 지닌 자들이다.
중앙의 마법사
오즈 : 나도 원래는 북쪽 국가의 마법사에 속할 거다. 중앙의 마법사들이 왜 이런 생활 방식을 취하는지는 모르겠군.
아키라 : 이렇다는 건 무슨…?
오즈 : …명예라고 느끼는 것이 중앙의 마법사와 북쪽의 마법사는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오즈 : 북쪽 국가에서는 두려움을 사는 것이 명예였어. 중앙 국가에서는 신용과 존경이 명예야.
오즈 : 신뢰나 존경을 얻으려면 인내력이 필요하다. 고생도 따르지. 하지만 이 나라 마법사들은 모두 비굴해지지도 않고 밝고 독실해.
오즈 : 번거로운 수단을 택한 것이 이해는 가지 않지만, 신기하고 어딘가 흥미를 끄는 자들이야.
「<거대한 재앙>에 대하여」
아키라 : 지난번 <거대한 재앙>과의 전투는 이렇게 땅을 가르는 오즈의 힘이 있어도 고전했죠….
아키라 : 재앙에 대해 오즈는 어떻게 생각해요?
오즈 : …지금까지는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대 따위 존재하지 않았어.
오즈 : 그러한 것을 만나고 처음으로 불쾌한 듯한 분노와 같은 경외감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아키라 : …오즈 정도 되는 사람도 재앙이 무섭다고 생각하는군요….
오즈 : 막강한 미지의 힘을 두려워한 것은 아니야. 그것을 공포라 부를 수도 있겠지. 다만….
오즈 : <거대한 재앙>에 무언가를 빼앗겨 버리는 것은 두렵다고 느꼈다.
오즈 : 아득한 시간을 살아왔지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
아키라 : ….
오즈 : 아키라. 네가 지금 이 순간, 이 세계에 찾아온 것에는 의미가 있을 거야.
오즈 : 나는 내 모든 것을 다해 너와 함께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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